스페인어외 언어

그 어릴 때 부터 언어와 담을 쌓았던 나는 다른 국어 성적이 다른 과목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영어성적도 원래는 마찬가지 였어야 하는데, 외국인 학교를 다닌 경험 때문에 그나마 다른 과목 (주로 과학과목)과 보조가 맞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영어를 썩 잘하지도 못했다. 외국인 학교를 다닌 경력을 배경으로 놓고 보면 영어 성적은 국어와 마찬가지로 바닥권이었다고 보여진다.

이곳에 4 개월간 있으면서 (초기에는) 나름대로 스페인어를 익히고자 노력을 좀 했다. 그러나 작심삼일이 괜히 나온말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어느 덧 소홀하기 시작했고, 지금에까지 이르러서 스페인어는 여전히 모르는 언어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언어와 접했던 기억 때문에 언어 관련 연관성이 몇 가지가 있어서 소개를 하기로 한다. 정식 언어 학자나 음운론 하는 사람들에겐 웃긴 얘기겠지만 어디 찾아보는 것은 성격상 매우 싫어하는지라...

1. '야'? '자'?
독일어에서는 'j' 발음이 '야' 형태로 난다. 영어의 'y' 발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똑같은 글자가 영어에서는 'ㅈ' 발음이 난다.  같은 'j'를 놓고 독일어는 'y' 형태로 영어는 'ㅈ'형태로 나는 것이다.

스페인어는 'll'이라고 써 놓고는 '야' 또는 'ㅈ' 형태로 발음이 난다. 물론 지역에 따라 '야' 발음이 더 많이 되는 곳도 있고 'ㅈ' 발음이 더 나오는 곳도 있다.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는 'ㅈ' 발음이 더 자주 난다고 보면 된다.  어찌 보면 발음상으로 전혀 연결이 안될 듯 한 두 개의 발음이 (영어나 독어에서는 다르게 발음되는 일이 없다.) 섞여 쓰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연결 고리가 있는 것 같다.

2. 묵음 h
스페인어에서는 'h'가 묵음으로 취급이 된다.  한국말에도 있고 영어에도 있고, 일본어, 독일어... 다 있다. 근데 이 발음이 묵음인 언어가 불어가 있다.

3. 'r'

스페인어를 처음 접하면서 혀를 굴리는 r 발음이 가장 어렵다는 발음이라 한다. 사실 별로 어렵진 않은데, 'r' 발음과 'rr'발음이 구분되고 'rr'발음은 혀를 좀 더 많이 굴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구분이 없는 한국사람으로써는 힘들 수 있다. 스페인어의 pero (그러나) 와 perro (개, 멍멍이) 는 분명히 구분된다(더라).

독일어는 남부지역에서는 똑같은 글자를 위와 비슷하게 혀 끝을 굴리는 발음을 낸다. 그러나 북쪽으로 올라갈 수록 목젖을 굴리는 (마치 가래끓는 듯한) 소리를 낸다.  'ㅋ' 나 'ㄱ' 가 발음되는 위치 보다도 목젖에 가까운 곳에서 굴린다.  근데 신기하게도 빨리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럭 저럭 소리는 비슷하게 난다.

3. 프랑스의 'R' 발음

독일의 'r' 발음을 약간 더 강하게 발음 하면 프랑스식 'R'발음이 난다.  근데... 잘 들어보면 굴리는 R 발음이 아니라 정말로 'ㅋ'나 강한 'ㅎ' 느낌이 난다.  이걸 제대로 발음하게 되면 사실 프랑스어에서 'h' 발음이 왜 묵음인지를 알게 된다. 'h'를 강하게 발음하면 'R' 발음이 되는데, 상대적으로 'h'를 약하게 발음하면 사실상 묵음이 된다.

4. 스페인어의 'g' 발음

아까 목젖을 울리는 프랑스 'R' 발음을 이야기 했는데, 이 발음이 나는 위치는 'ㅋ'나 'ㄱ' 의 위치와 유사하다고 했다. 독일어의 'g' 발음이 'ㄱ' 발음과 거의 같으므로 발음되는 위치도 같다.  글자 모양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그걸 좀 김빠지는 소리로 낸다면 불어의 'R' 발음과 별반 차이가 없다.  스페인어에서는 'g' 발음이 'ㅎ'발음이 난다.  물론 모든 경우에 그 발음이 나는게 아니고 어떨땐 'ㄱ' 발음이 난다.  근데 발음되는 위치로 보자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5. 영어의 g/j 스페인어의 g/j

영어는 G 발음이 두 가지로 난다. 'General' 할 때의 'G' 발음(ㅈ)과 'Gone' 할 때의 'G'(ㄱ) 발음은 분명히 다르다. 그에 반해 'J' 발음은 항상 'ㅈ' 발음이 난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로 연관되지 않은 듯한 두 발음이 'G'에서 혼용되고 'J'에서는 혼용되지 않고 항상 같은 발음이난다.

스페인어의 'G' 발음은 'ㅎ'로도 발음이 되고, 'ㄱ'로도 발음이 된다. 규칙이야 있지만 혼용이 된다. 그에 반해 'J'발음은 항상 'ㅎ' 발음이다. 이것도 왜 'G'는 혼용이 되고 'J'는 혼용이 안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혼용이 된다.

by 파름 | 2006/04/08 00:18 | 콜롬비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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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naway at 2006/04/08 04:50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이 있으시다면 콜롬비아에 계실 때 배우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발음이 좋은 곳 중 하나지요. 잘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콜롬비아식 스페인어 한다고 코멘트를 해주면 나름 뿌듯 하더라고요. ^^;
Commented by 파름 at 2006/04/10 21:53
아... 그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콜롬비아의 스페인어가 가장 괜찮다는 말은 여기 저기서 들립니다. 여기 통신부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의 '장점'으로 소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좋은 발음입니다.
사실 스페인어 배우기에는 콜롬비아가 매우 좋은 나라인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저는 위에도 썼지만 작심삼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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